마흔 살 되면 나 이렇게 살 줄 알았다

기타 조회 수 680 추천 수 0 2010.01.09 05:03:16

오늘 새벽에 우연찮게 본 글이다.

웃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슬하다.

 

 

요즘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문득 차장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화장대 거울이나 화장실의 거울에 비친 모습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 속에
묻혀 있는 내 모습을 볼 때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영락없는 불혹의
아저씨 한 명이 초점 없이 멍하니 서 있습니다.
많은 사람 속에서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지며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 40살 되면 골프 치고 다닐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난...가끔 동네 사람들이랑 아직도 당구 치고 다닌다.
웃긴 건, 20년 전에 200 쳤는데 지금 120 놓고 물리고 다닌다.

 

나 40살 되면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 맡아서 팀원들 이끌고 밤샘 회의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난...아직도 아침에 출근해서 밑에 직원들 오기 전에
사무실 화장실 청소한다.
웃긴 건, 직원들이 화장실 막혀도 날 찾는 거야. 부장은 부장인데...화장실
관리 부장인가 봐.

 

나 40살 되면 항공사 마일리지 엄청 쌓여 있을 줄 알았다. 사진첩에
몽마르트 언덕 노천카페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한 장 즘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난...태국에서 코끼리 엉덩이 만지며 어색한 미소 짓는
사진 한 장이 다야
웃긴 건, 그 사진도 신혼여행 때 사진이야. 그때 태국이라도 안 갔으면
아직 외국 한번 못 나가 본 거였어

 

나 40살 되면 우리 집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집처럼 집안에 계단 있는
복층 집에서 사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난...좁은 집에서 부모님, 우리 부부, 남매..이렇게 여섯 식구가
박터지게 살고 있다.
웃긴 건, 방은 세갠데 남매들이 자꾸 커 간다는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형제나
자매를 낳을 걸 그랬어.

 

나 40살 되면 부모님 엄청 호강시켜 드릴 줄 알았어
그런데 지금 80세 되신 아버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다니고 밤에는 집안에 재활용 분리수거 담당이다.
웃긴 건, 재활용 버리러 나가셨다가 아깝다며 주워 오는 물건이 더 많으셔

 

그리고 어머니 아침, 점심, 저녁으로 화투 패 뜨기를 하시는데 똥광이 한 장
없어서 서비스 패를 똥광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치셔
웃긴 건, 어느 날 똥광이 있기에 찾으셨나 했는데 여전히 서비스 패가 한 장
보여서 물었더니 이번엔 홍싸리 한 장이 없어졌데

 

나 40살 되면 우리 남매 남 부럽지 않게 키울 줄 알았어
그런데 두 남매 동네에서 아는 분이 주시는 옷 물려 입어. 물론 다 작아서 못 입는
옷 서로서로 바꿔 입으면 좋은 일인 거 알지만..
웃긴 건, 내가 사준 옷보다 그 옷을 더 좋아한다는 거야..메이커가 틀리데

 

나 40살 되면 동갑내기 아내 호강시키며 살 줄 알았어
그런데 지금 아내 몇 년째 맞벌이하면서 시부모 모시고 살고 있어
슬픈건, 아내는 아직도 내가 결혼하기 전에 호강시켜 주겠다는 말을 현재진행형으로
알고 살고 있다는 거야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튕겨 나가듯 지하철에서 내려서 아직도 쌓여 있는 눈을 밟으며

집에 들어왔습니다.
현관문을 여는데 아버지와 아내가 식탁에서 막걸리 한 병과 돼지고기 보쌈을 먹고
있습니다.

 

"다녀오셨습니까~~" 내복 남매의 인사
"애비야 수고했다 한잔해라" 아버지의 얼큰한 목소리
"자기야, 한잔하고 씻어" 아내의 더 얼큰한 목소리
"홍싸리 찾았다" 어머니의 해맑은 목소리

 

엉거주춤 식탁 앞에 서서 목구멍으로 시원하게 넘어가는 막걸리 한잔에
불혹의 나이를 시작합니다. ㅎ

 

 

출처: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1&articleId=29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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